주방 기름때 제거, pH 8 베이킹소다와 pH 10.5 과탄산소다를 재질로 나누는 기준

추석 연휴에 전과 튀김을 몰아서 부치고 나면 가스레인지 둘레와 렌지후드에 기름이 한꺼번에 내려앉습니다. 연휴가 끝난 지금은 그 기름이 아직 덜 굳어 있어서, 주방 기름때 제거를 하기에 손이 가장 덜 가는 때입니다. 몇 주 더 두면 같은 자리가 갈색으로 굳고 닦는 시간이 몇 배로 늘어납니다.

기름때는 약한 알칼리로 녹이고, 알칼리의 세기는 닦을 물건의 재질을 보고 정합니다. 알루미늄은 약하게, 스테인리스와 법랑은 세게 써도 됩니다.

주방 기름때 제거, 주방세제만으로 끈적임이 남는 이유는?

주방 기름때 제거, 가스레인지 옆 타일의 끈적한 막을 주방세제로 닦는 모습

식용유는 튀는 순간에는 묽은 액체입니다. 벽이나 후드에 붙은 뒤 공기와 열을 계속 만나면 산화하면서 기름 분자끼리 엉겨 붙거든요. 처음엔 미끈하다가 며칠 지나면 끈적해지고, 몇 달이 지나면 손톱으로 긁어야 떨어지는 갈색 막이 됩니다.

주방세제는 대부분 중성이라 갓 튄 기름을 감싸서 떼어 내는 데는 잘 듣습니다. 끈적해진 기름은 이미 굳기 시작한 상태라 세제 거품만으로는 잘 풀리지 않습니다. 스펀지로 서너 번을 문질러도 손끝에 끈적임이 남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산화한 기름은 알칼리를 만나면 비누처럼 물에 풀리는 성질로 바뀝니다. 베이킹소다나 과탄산소다를 쓰는 이유입니다. 다만 알칼리가 셀수록 기름도 잘 녹지만 닦는 물건의 표면도 같이 상할 수 있어서, 무엇을 쓸지는 재질부터 보고 정합니다.

주방 기름때 제거제, 산도(pH) 8과 10.5는 어디에 쓸까

pH는 7이 중성이고, 숫자가 1 오를 때마다 알칼리 세기가 10배씩 커집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화학물질 자료인 PubChem의 탄산수소나트륨 항목을 보면 베이킹소다를 물에 녹인 용액은 pH 8.3입니다.

과탄산소다는 제조사 안전보건자료(MSDS) 기준으로 1% 용액이 pH 10.4~10.6입니다. 숫자로는 2 남짓 차이인데 세기로 따지면 100배가 넘게 벌어집니다. 같은 가루 한 숟갈이라도 과탄산소다는 베이킹소다와 전혀 다른 물건으로 다뤄야 하는 까닭입니다.

제거제산도(pH)잘 맞는 곳피할 곳
주방세제(중성)7 안팎갓 튄 기름, 매일 닦는 상판끈적하게 굳은 기름
베이킹소다8.3타일 벽, 유리 상판, 알루미늄 필터갈색으로 찌든 막
세스퀴탄산소다8.3과 10.5 사이후드 겉면, 스테인리스 상판알루미늄 오래 담그기
과탄산소다10.4~10.6스테인리스 필터, 삼발이 담그기알루미늄, 원목, 맨손

세스퀴탄산소다는 베이킹소다와 탄산소다를 섞은 가루라 세기도 둘 사이에 있습니다. 물에 잘 녹아서 분무기에 타 두고 후드 겉면처럼 넓은 곳에 뿌려 닦기 편합니다.

⚠️ 알루미늄은 강한 알칼리에 닿으면 검게 변하거나 표면이 삭습니다.

필터나 버너 캡이 알루미늄인지 모르겠으면 제품 설명서나 모델명으로 재질부터 찾아봅니다. 자석은 스테인리스 중에도 붙지 않는 종류가 있어서 재질을 가리는 데 쓸 수 없습니다.

주방 기름때 청소, 위에서 아래로 4단계

기름은 위에서 녹여 닦으면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가스레인지를 먼저 닦고 후드를 나중에 하면 다 닦은 상판에 기름물이 다시 떨어지니, 순서는 위에서 아래로 잡습니다.

  1. 렌지후드 필터를 빼서 싱크대에 담가 둔다
  2. 필터를 불리는 동안 후드 겉면과 타일 벽을 베이킹소다 물이나 세스퀴 물로 닦는다
  3. 가스레인지 삼발이를 빼서 담그고, 상판을 닦는다
  4. 담가 둔 필터와 삼발이를 솔로 문질러 헹구고 세워서 말린다

필터를 맨 먼저 담그는 건 불리는 시간 동안 나머지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하면 필터 앞에서 따로 기다리는 시간이 사라지고, 4단계까지 한 번에 이어집니다.

닦는 천은 두 장을 씁니다. 한 장은 세제 물을 묻혀 기름을 녹이는 용도, 다른 한 장은 맹물로 헹궈 알칼리를 걷어 내는 용도입니다. 알칼리가 표면에 남으면 마른 뒤 하얀 얼룩이 생기거든요.

렌지후드 기름때 청소, 필터는 몇 분 담가야 할까?

주방 기름때 제거, 렌지후드 필터를 세제 푼 물에 담가 두는 모습

삼성전자는 후드 자주 묻는 질문 안내에서 필터를 한 달에 한 번 빼서,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10분가량 담갔다가 헹구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특정 모델을 기준으로 쓴 안내지만, 한 달 주기라면 중성세제와 10분이면 된다는 기준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안내에는 후드에 필터를 단 채로 물을 뿌려 닦지 말라는 말도 있습니다. 후드 안에 전기 부품이 있어서 감전과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 묵힌 필터는 10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때는 재질에 따라 방법이 갈립니다.

  • 알루미늄 필터: 뜨거운 물에 주방세제를 평소보다 진하게 풀어 10분 담근 뒤 솔질하고, 남은 곳은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담급니다
  • 스테인리스 필터: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풀어 담그고 10분마다 꺼내 상태를 봅니다

과탄산소다는 찬물보다 따뜻한 물에서 잘 녹고 거품을 내며 일합니다. 기름이 녹아 물이 누렇게 변하면 솔로 그물 사이를 한 방향으로 쓸어 내고, 다 말린 뒤에 다시 끼웁니다.

가스레인지 기름때 제거, 삼발이와 상판은 따로

가스레인지는 한 덩어리처럼 보여도 부위마다 재질이 달라서, 한 가지 세제로 전부 닦으면 어딘가는 상합니다.

부위흔한 재질쓸 것피할 것
삼발이주물, 법랑 코팅과탄산소다 물에 담갔다 솔질젖은 채로 두기
스테인리스 상판스테인리스세스퀴 물, 베이킹소다 반죽철수세미
유리 상판강화유리베이킹소다 반죽, 플라스틱 헤라철수세미, 쇠 헤라
버너 캡황동, 알루미늄주방세제과탄산소다에 오래 담그기

삼발이는 상판에서 떼어 낼 수 있으니 필터와 같은 물에 함께 담가도 됩니다. 주물 삼발이는 헹군 뒤 물기를 바로 닦아 말려야 녹이 슬지 않습니다.

상판은 담글 수 없어서 바르는 방식으로 닦습니다. 베이킹소다에 물을 조금씩 섞어 치약 정도 되기로 반죽해 바르고, 잠시 두었다가 부드러운 스펀지로 원을 그리며 닦아 냅니다.

유리 상판에 철수세미를 쓰면 가는 흠집이 생기는데, 그 흠집에 다음 기름이 더 단단히 끼어 다음 청소가 더 힘들어집니다.

찌든 기름때 지우기, 두 번 닦아도 남을 때

주방 기름때 제거, 찌든 기름때를 플라스틱 헤라로 밀어내는 모습

갈색으로 굳은 막은 문지르는 힘보다 불리는 시간이 결과를 가릅니다. 알칼리는 젖어 있는 동안에만 일하기 때문에, 바른 세제가 마르지 않게 붙잡아 두는 게 요령입니다.

  1. 베이킹소다 반죽이나 세스퀴 물을 바르고 키친타월을 덮는다
  2. 그 위를 랩으로 씌워 마르지 않게 한다
  3. 표면이 물러지면 플라스틱 헤라로 한 방향으로 밀어낸다
  4. 남은 자리에만 다시 발라 같은 순서를 되풀이한다

그래도 남으면 주방용 기름때 전용 세정제를 씁니다. 이런 제품은 과탄산소다보다 알칼리가 센 경우가 많아서 고무장갑을 끼고 창문을 연 상태에서, 라벨에 적힌 재질에만 씁니다.

세제를 여러 가지 쓰다 보면 섞고 싶어지는데, 섞으면 안 되는 조합이 있습니다.

⚠️ 락스는 산성 세제나 식초, 뜨거운 물과 함께 쓰면 염소가스가 생깁니다.

행정안전부 안전한TV 영상도 이 조합을 피하라고 안내합니다. 기름때 청소에는 락스가 필요 없으니 주방 청소를 하는 날엔 락스를 아예 꺼내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과탄산소다를 녹인 물은 뚜껑을 닫은 병에 담아 두지 않는다
  • 베이킹소다와 식초는 섞지 않는다
  • 과탄산소다 가루는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 산소를 내놓기 때문에 닫힌 병 안에서는 압력이 찹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는 거품만 요란하고 서로 중화돼 알칼리 힘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식초를 쓰면 기름때가 더 잘 지워지나요?

식초는 산성이라 기름때보다 물때, 그러니까 수돗물 속 석회가 하얗게 굳은 자국에 맞습니다. 기름때에는 알칼리 쪽인 베이킹소다나 과탄산소다를 쓰고, 둘을 한 통에 섞지 않습니다.

Q. 과탄산소다 물을 미리 만들어 두고 써도 되나요?

녹이는 순간부터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힘이 약해집니다. 쓸 만큼만 그때그때 녹이고, 남은 물은 하수구에 흘려보냅니다.

Q. 렌지후드 필터를 식기세척기에 넣어도 되나요?

설명서가 허용하는 모델이라면 됩니다. 삼성전자 안내는 낮은 온도로 짧게 돌리라고 하고, 색이 조금 변해도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설명서에 식기세척기 이야기가 없는 알루미늄 필터라면 손으로 씻는 쪽이 안전합니다.

쿠니쿠의 한마디

기름때 청소는 세제 이름으로 고르면 헷갈리는데, 산도 숫자로 줄 세우면 고를 게 단순해집니다. 갓 튄 기름은 주방세제, 끈적해진 기름은 베이킹소다, 갈색으로 굳은 기름은 과탄산소다로 한 칸씩 올라가고, 알루미늄을 만나면 한 칸 내려오면 됩니다.

자료를 보며 가장 크게 남은 숫자는 필터를 한 달에 한 번, 10분 담그라는 제조사 안내였습니다. 그 주기만 지키면 찌든 막을 랩으로 불릴 일 자체가 드물어지니, 이번 연휴 기름때를 걷어 낸 날을 첫 달로 잡고 달력에 다음 날짜를 적어 두는 것이 이 글에서 가져갈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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