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쿠니 사료를 로얄캐닌 미니 라이트 웨이트 케어에서 오리젠 피트앤트림으로 바꿨습니다. 고르는 동안 쇼핑몰마다 붙여 둔 1등급·홀리스틱 같은 말이 눈에 들어왔는데, 막상 그 등급이 어디서 나온 건지는 아무 데도 적혀 있지 않더라고요. 강아지 사료를 고를 때 정말 봐야 할 것은 봉투 뒷면에 있었습니다.
등급 표시가 왜 믿을 근거가 못 되는지, 포장지에서 먼저 볼 표기가 무엇인지, 거기서 하루 급여량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노령견 사료와 사료 바꾸는 방법까지 봉투 뒷면을 읽는 순서대로 쿠니에게 실제로 한 일과 함께 적었습니다.
목차
1등급·홀리스틱 같은 강아지 사료 등급은 누가 정한 것인가
쇼핑몰에서 보는 강아지 사료 등급은 판매처나 블로그가 나름의 기준으로 매긴 분류입니다. 우리나라 사료관리법과 그 아래 고시 어디에도 1등급·프리미엄·홀리스틱을 정한 조항이 없어요. 같은 제품이 한 곳에서는 1등급, 다른 곳에서는 등급 밖인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법이 정한 구분은 따로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5년 9월 4일 고시에 신설한 반려동물 사료 표시 기준은 강아지·고양이 사료를 반려동물완전사료와 반려동물기타사료 둘로만 나눕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12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완전사료는 국립축산과학원 영양표준의 성장 단계별 영양소 기준을 채운 주식용 사료입니다. 간식이나 영양조절용은 기타사료로 적어요.
이 표시는 2028년 9월 3일부터 의무가 됩니다. 수의 전문지 데일리벳이 2025년 12월에 보도한 농림축산식품부 설명으로는 업계 사정을 보아 1년 정도 더 늦추는 안도 검토 중입니다.
그래서 지금 봉투에는 완전사료 표시가 없는 제품이 많습니다. 그 자리에는 미국 AAFCO 기준을 채웠다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어요. AAFCO는 미국사료관리협회로, 반려동물 사료의 영양소 기준을 정하는 곳입니다.
등급 대신 이 문구를 찾으면 됩니다. 성견 유지용(adult maintenance)인지, 성장기용(growth)인지, 전 연령용(all life stages)인지가 거기 적혀 있거든요.
강아지 사료 추천 순위보다 먼저 볼 포장지 표기 3가지
강아지 사료 추천 글을 아무리 읽어도 우리 강아지에게 맞는지는 봉투를 봐야 압니다. 제가 오리젠 피트앤트림을 고를 때 본 순서는 이렇습니다.
- 영양 기준 문구: AAFCO 성견 유지 기준을 채웠는지, 2028년 뒤에는 반려동물완전사료 표시가 있는지
- 원료 순서와 함량: 앞에서 다섯 번째까지가 무엇인지, 제품명에 쓴 원료의 함량이 %로 적혀 있는지
- 열량 표기: 1kg당 kcal가 적혀 있는지
둘째 항목은 새 고시가 바꾼 부분입니다. 제품명에 원료 이름을 쓰거나 건강 효과를 내세우면 그 원료의 함량 비율을 적어야 해요.
유기농이라는 말은 친환경농어업법 인증이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사람이 먹는 식품 수준이라는 뜻의 휴먼그레이드라는 표현도 국내 식품 기준을 채워야 쓸 수 있습니다.
셋째 항목인 1kg당 kcal가 없으면 다음 소제목의 급여량 계산을 할 수 없거든요. 오리젠 피트앤트림 봉투에는 3,490kcal/kg, 조단백 40% 이상, 조지방 13% 이상으로 적혀 있습니다. 로얄캐닌 미니 라이트 웨이트 케어는 3,273kcal/kg이었으니 1g당 열량은 오리젠이 7% 높습니다.
같은 다이어트 사료인데 열량이 더 높다는 뜻이고, 그만큼 g수를 덜 줘야 같은 열량이 됩니다. 제가 사료를 바꾸면서 급여량부터 다시 계산한 이유예요.
체중 5kg 성견의 강아지 사료 양은 kcal/kg 표기로 계산하면 하루 몇 g인가
강아지 사료 양은 체중에서 시작합니다. 수의영양학에서 쓰는 계산은 두 단계예요. 먼저 안정 시 에너지 요구량(RER)을 구하고, 상태별 계수를 곱해 하루 유지 열량을 냅니다.
RER = 70 × 체중(kg)의 0.75제곱
오하이오주립대 수의과대학 영양지원팀이 공개한 계산기 설명에 따르면 중성화한 성견은 RER에 1.6을 곱하고, 중성화하지 않은 성견은 1.8, 활동이 적거나 살이 잘 찌는 강아지는 1.2~1.4, 체중 감량 중이면 1.0을 곱합니다.

체중 5kg 중성화 성견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RER은 70 × 5의 0.75제곱이니 약 234kcal이고, 1.6을 곱하면 하루 374kcal입니다. 3,490kcal/kg 사료라면 374 ÷ 3.49로 하루 107g, 두 번에 나누면 한 번에 54g이 나옵니다.

그래프에서 눈여겨볼 곳은 3kg과 5kg의 차이입니다. 체중은 1.7배인데 급여량은 1.5배만 늘어요. 몸집이 작을수록 체중 1kg당 필요한 열량이 커지기 때문이고, 그래서 소형견 급여량을 대형견 급여량에서 체중 비율로 줄여 잡으면 늘 모자라게 나옵니다.
강아지 사료 급여량을 이렇게 계산했으면 간식과 영양제 열량을 여기서 빼야 합니다. 저는 오메가3 캡슐 한 알이 사료 몇 g에 해당하는지 계산해 본 뒤로 영양제도 급여량 안에서 셉니다.
봉투 권장량과 계산값이 다를 때 갈리는 것은 중성화와 활동량
봉투 뒷면 급여 안내표와 위 계산값이 다른 일은 흔합니다. 오리젠 피트앤트림 봉투의 급여 안내는 5kg 성견에게 유지용·감량용 모두 하루 ½컵(약 60g)을 적어 두었어요. 위에서 계산한 107g과 거의 두 배 차이가 납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두 숫자가 다른 강아지를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계산식의 1.6은 보통 활동량의 중성화 성견이고, 봉투의 감량용 안내는 계수 1.0 아래에서 살을 빼는 강아지예요. 같은 5kg이라도 계수 1.6이면 하루 374kcal, 1.0이면 234kcal로 140kcal 차이가 납니다.
오하이오주립대 설명은 계산값이 출발점일 뿐이고 개체에 따라 실제 필요량이 계산값과 최대 50%까지 다를 수 있다고 분명히 적습니다. 같은 몸집이어도 하루 종일 뛰는 잭 러셀 테리어와 느긋한 미니어처 푸들은 필요 열량이 크게 다르다는 예를 들어요.
⚠️ 이미 과체중이면 지금 체중이 아니라 목표 체중으로 계산합니다. 목표 체중은 병원에서 갈비뼈와 허리선을 보고 정해 주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그래서 봉투와 계산값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보다, 2주마다 체중을 재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보는 일이 먼저입니다. 쿠니는 중성화 뒤 체중이 늘어 사료를 45g에서 30g으로 줄였고, 2주마다 체중을 재서 양을 정하는 방법을 지금 사료에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노령견 사료로 바꾸는 시점은 나이보다 몸 상태로 정합니다
노령견 사료는 몇 살부터 먹여야 하는지가 보호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가 2019년 반려견 생애 단계 지침에서 정한 노령견은 예상 수명의 마지막 25%에 들어선 강아지예요. 평균 수명이 12.5년인 소형견이라면 9.4살 무렵부터가 노령기입니다.
그런데 노령견 사료에는 그 나이에 맞춘 공식 영양 기준이 없습니다.
터프츠대 수의대 연구진이 2011년에 시판 노령견 사료 약 40종을 분석한 결과를 수의 전문지 dvm360이 보도했습니다. 한 컵당 열량이 246~408kcal로 제품마다 1.7배 차이가 났고 인 함량은 3배 차이였어요.
미국 AAFCO와 국립연구위원회(NRC) 어디에도 노령견용 기준이 없어서, 노령견 사료도 성견 유지 기준만 채우면 그렇게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에 수의학 학술지 프런티어스에 실린 분석도 노령견 사료와 성견 사료의 영양 구성이 일관되게 다르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나이가 됐다고 봉투에 노령견이라고 적힌 제품으로 바꾸는 일은 의미가 작습니다. 바꿀 이유가 생기는 때는 몸 상태가 바뀔 때예요.
- 활동량이 줄어 같은 양을 먹는데 체중이 느는 때: 열량이 낮은 제품으로
- 근육이 빠져 허리와 뒷다리가 가늘어지는 때: 단백질 비율이 높은 제품으로
- 신장 수치가 올라간 때: 병원에서 처방하는 인 제한 사료로
쿠니는 4살이라 아직 노령기 전이지만, 슬개골 수술 이력 때문에 관절에 실리는 무게를 줄이려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다이어트 사료를 골랐습니다. 같은 기준을 나중에 노령기에도 쓸 생각이에요.
7일 동안 섞는 비율로 보는 강아지 사료 바꾸는 방법
새 사료는 한 번에 바꾸지 않습니다. 미국 켄넬클럽(AKC)이 안내하는 강아지 사료 바꾸는 방법은 7일에 걸쳐 새 사료 비율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 날짜 | 새 사료 | 기존 사료 |
|---|---|---|
| 1~2일째 | 25% | 75% |
| 3~4일째 | 50% | 50% |
| 5~6일째 | 75% | 25% |
| 7일째 | 100% | 0% |

비율은 g으로 맞춥니다. 하루 58g을 주는 강아지라면 1일째는 새 사료 15g에 기존 사료 43g, 3일째는 29g씩입니다. 섞는 동안 변이 묽어지거나 구토를 하거나 밥을 남기면 그 단계에서 이틀 더 머물고, 위장이 약하거나 식이 알레르기가 있는 강아지는 처음부터 더 길게 잡습니다.
오리젠 홈페이지는 자사 제품으로 바꿀 때 10~14일을 권합니다. 단백질과 지방 비율이 이전 사료와 많이 다를수록 기간을 길게 잡는 편이 안전해요.
전환이 끝난 뒤 2주가 지나도 변이 묽거나 털이 푸석해지면 사료가 맞지 않는 쪽을 먼저 의심합니다. 그때는 원료 첫 다섯 줄이 다른 제품으로 바꿔 봅니다. 등급을 올려도 원료가 같으면 달라질 것이 없어요.
쿠니 사료는 이렇게 정했습니다
쿠니는 5.5kg에서 5.1kg까지 뺀 뒤 지금은 오리젠 피트앤트림을 한 번에 29g씩 하루 두 번 먹습니다. 하루 58g이니 열량으로는 약 202kcal이고, 봉투의 5kg 감량용 안내인 ½컵과 거의 같은 양이에요. 줄어든 자리는 전과 같이 채소 토핑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다이어트 사료이면서 조단백이 40%로 높아 양을 줄여도 근육이 덜 빠지겠다는 기대로 골랐고, 원료 첫 다섯 줄이 생 닭고기·청어·칠면조·닭 간·가자미로 적혀 있어 무엇이 들었는지 읽힌다는 점도 보았어요. 등급 표시는 보지 않았습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하루 202kcal는 쿠니의 RER인 238kcal보다 낮아서, 체중이 5.1kg에서 더 빠지면 양을 올려야 합니다. 다음 병원 방문 때 봉투를 들고 가서 목표 체중을 다시 정할 생각이에요.
오늘 집에 있는 사료 봉투를 꺼내서 kcal/kg 표기를 찾고, 위 계산식에 우리 강아지 체중을 넣어 보면 지금 주는 양이 어느 줄에 해당하는지 바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등급 사료라고 적힌 제품은 믿어도 되나요?
등급은 판매처가 붙인 말이라 믿고 말고를 따질 근거가 없습니다. 봉투 뒷면에서 AAFCO 성견 유지 기준 문구와 원료 순서, kcal/kg를 확인하면 등급 없이도 비교가 됩니다.
Q. 봉투 급여 안내표대로 주면 되나요?
출발점으로는 괜찮습니다. 다만 안내표는 보통 활동량의 강아지를 가정하므로, 2주마다 체중을 재서 늘면 10%씩 줄이고 빠지면 10%씩 올리는 식으로 맞춰 가야 합니다.
Q. 노령견 사료는 안 먹여도 되나요?
성견 유지 기준을 채운 사료라면 나이만으로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활동량이 줄어 살이 찌거나, 근육이 빠지거나, 신장 수치가 오를 때 그 문제에 맞는 제품으로 바꾸면 됩니다.
쿠니쿠의 한마디
사료를 고르면서 제일 오래 본 곳은 쇼핑몰 순위표였는데, 정작 결정에 쓴 건 봉투 뒷면 세 줄이었습니다. 영양 기준 문구, 원료 첫 다섯 줄, 열량 표기.
요즘은 사료가 떨어질 때쯤 저울과 봉투를 같이 꺼냅니다. 체중을 재고, 그 체중을 계산식에 넣고, 한 번 줄 양을 g으로 다시 적어 둡니다. 오늘 사료를 주기 전에 봉투 뒷면에서 kcal/kg 숫자부터 찾아보면 됩니다.

